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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24 10:28

방과 후 음악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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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때 이야기.

 

유키에짱과 나, 그리고 미치요짱은 방과 후에 전람회 전시 준비 때문에 학교에 남아 있었다.

 

미치요짱은 차분하고 어른스럽지만, 몸이 약해서 학교를 자주 쉬었다.

 

 

 

그 탓에 전람회에 출품할 전시물 만드는 것도 늦어졌던 것이다.

 

우리 반에서는 나와 유키에짱이 가장 진도가 빨랐기에, 둘이 같이 남아 미치요짱을 도와주게 되었다.

 

어느 정도 진행이 되자 슬슬 그만하기로 하고 정리를 하던 와중, 나는 유케이짱을 겁주려고 무서운 이야기를 꺼냈다.

 

 

 

[4시 44분에 음악실 피아노가 멋대로 울린다나? 가볼까?]

 

유키에짱은 통통하지만 운동신경이 좋은 여장부였다.

 

나는 장난꾸러기지만 유키에짱은 우등생이었기에, 걸핏하면 유키에짱에게 심술을 부려 장난을 쳐대곤 했다.

 

 

 

[그러지말자. 벌써 어두워지기 시작했잖아.] 라고 미치요짱은 겁에 질린 듯 했지만, 유케이짱은 어이없다는 듯한 얼굴이었다.

 

[바보 아니야? 그런 일이 있을리가 없잖아. 가고 싶으면 맘대로 해.]

 

별로 반응이 안 오니까 재미없다 싶어 정리나 마저 하고 미술실을 나오는데, 3층에서 피아노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유키에짱을 보며, [지금 몇시야?] 하고 물었다.

 

유키에짱은 [그럴리가 없잖아... 분명 누가 있는거야!] 하고 말하면서도, 얼굴은 새파랗고 꽤 겁에 질린 듯 했다.

 

나는 재미있어서 [가보자고!] 하면서 계단을 뛰어올랐다.

 

 

 

[기다려! 두고 가지 마!] 라며, 유키에짱이 따라 달려온다.

 

[얘들아, 어디 가는거야? 기다려.] 라며 미치요짱도 따라온다.

 

피아노 소리는 제대로 음악을 연주하고 있었기에, 확실히 누가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음악실 앞에 서서 유키에짱이 오기를 기다렸다.

 

[뭐야, 선생님이 있잖아.]

 

음악실 안에는 타카하시 선생님이 피아노 앞에 앉아계셨다.

 

 

 

타카하시 선생님은 다른 학년 담임이라 잘 아는 분은 아니었지만, 우리가 있는 걸 알아차리자 [어서 집에 가렴. 안녕!] 하고 음악실 안에서 인사를 건네셨다.

 

[안녕히 계세요!]

 

우리가 떠나려고 하자, 그제야 미치요짱이 숨을 헐떡이며 따라왔다.

 

 

 

[뭐야뭐야... 기다리라니까...]

 

[그러니까 누가 있는 거라고 했잖아! 타카하시 선생님이었어. 돌아가자!]

 

유키에짱이 말했다.

 

 

 

나는 두 사람을 두고 달려가기 시작했다.

 

뒤를 돌아보니 유키에짱이 따라서 달려오고 있고, 미치요짱은 음악실 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두고 가버린다!]

 

 

 

살짝 어두워진, 인기척 없는 학교가 섬뜩했기에, 유키에짱이 겁에 질리면 좋겠다 싶었지만, 맨뒤에 혼자 있는 미치요짱이 불쌍하다 싶어 계단 앞에서 순순히 기다려줬다.

 

2층으로 내려와, 미술실 열쇠를 갖다주러 교무실로 향했다.

 

담임 선생님한테 열쇠를 건네고, [안녕히 계세요.] 하고 인사를 하자, 남아있는 선생님 중 몇분이 [그래, 잘 가렴.] 하고 인사해주셨다.

 

 

 

[어라?]

 

유키에짱이 깜짝 놀란 듯 말해 시선을 따라가보니, 타카하시 선생님이 계셨다.

 

음악실에 있을 터인 타카하시 선생님이.

 

 

 

[타카하시 선생님, 아까 음악실에 계시지 않으셨어요?]

 

내가 물었지만, 타카하시 선생님은 의아하다는 듯 되물었다.

 

[응? 아니, 간 적 없는데... 지금은 아무도 없을거야.]

 

 

 

교실 열쇠가 걸려있는 선반에는, 음악실 열쇠도 있었다.

 

여기 있다는 건 분명히 음악실 문이 잠겨 있다는 뜻인데...

 

나랑 유키에짱은 얼굴을 마주보고, [타카하시 선생님이 아니었다는거네?] 라고 말하며 학교를 나왔다.

 

 

 

[그럼 누구였지?]

 

[여자 선생님이었는데.]

 

그렇게 둘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미치요짱이 [뭐야뭐야? 음악실에 아무도 없었잖아. 피아노 소리도 안 들렸었는데.] 하고 말하는게 아닌가.

 

 

 

미치요짱은 농담 같은 걸 할 아이도 아닌데다, 그 표정과 목소리 톤을 봐서 거짓말 하는 것도 아니었다.

 

나와 유키에짱은 서로 얼굴이 새파래져서는 [나, 들렸고 봤는데...], [나도...] 하면서 그 자리에서 한동안 움직이지도 못하고 벌벌 떨었다.

 

다음날 나와 유키에짱은 열이 나서 둘다 학교를 쉬었다.

 

 

 

그 후, 딱히 음악실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난 것은 없었다.